IFRS conversion 재무제표를 IFRS로 바꾸는 건
생각보다 험난합니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이라고 하며, K-IFRS 혹은 간단하게 IFRS라고 일컫는 회계기준입니다. 국가 간의 상이한 회계기준을 통일하고자 국제적으로 동일한 회계기준인 IFRS 가 제정되었고 이를 한국에서 적용한 것이 K-IFRS입니다. 국제회계기준인 IFRS의 한국어 번역에 가까우며 세부적으로는 차이가 있으나 사실상 동일하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IFRS는 국가 간의 상이한 회계기준을 통일함으로써 자본시장의 국제적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내 모든 상장사는 반드시 IFRS에 따라 작성된 재무제표를 공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상장사 외에도 상장을 준비하고 있거나 기타 다른 목적에 따라 IFRS로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IFRS는 원칙 중심의 회계기준으로 재무제표 작성 난이도가 높고 복잡하며, 특히 수많은 평가요소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재무제표 작성 비용이 현저하게 높습니다. 하지만, 재무제표 작성 기준을 바꾼다고 하여서 회사의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기에 스타트업 입장에서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가며 IFRS 재무제표를 만들 실익이 없습니다.

상장을 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여러 가지 단계 중에 ‘지정감사’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회사의 재무제표를 회사가 선택하여 계약한 회계법인이 아닌 금감원이 지정한 회계법인에서 감사를 받는 것입니다. 이때 상장 공시 목적의 IFRS 재무제표가 ‘지정감사’의 대상 재무제표가 되므로 상장 전에 반드시 IFRS 전환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는 회사가 상장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전, 즉 상장에 대한 의사결정이 끝나 진행이 본격화되면 IFRS 전환 및 지정감사를 받는 것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IFRS 재무제표를 미리 작성하게 되면 이후 IFRS 재무제표를 유지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며, 매년 개정되는 기준서 반영이 필수적일 뿐 아니라 많은 평가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IFRS 재무제표 실적이 회사의 상장에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될 때 (특히 진행률을 사용하는 등 회사의 매출 구조가 굉장히 복잡할 때) 혹은 외부 투자자과 재무실적을 토대로 상장 진행 여부 및 시기 등의 조율이 필요할 때 등 IPO 관련 의사결정에 재무실적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는 사전에 전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공시되는 재무제표는 ‘비교식’ 재무제표라고 하여 2024년 기준 재무제표라 하더라도 직전 연도인 2023년도의 재무제표가 함께 공시됩니다. 뿐만 아니라, 2023년의 손익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2022년의 자산/부채, 즉 2022년의 재무상태표도 확정되어야 하므로 일반적으로 3개년 재무제표를 IFRS 기준으로 컨버젼해야 합니다.

변화는 일일이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고 복잡하므로 회사의 컨버젼을 담당할 회계법인과 계약 후 해당 회계법인으로부터 안내를 받는 것이 보다 좋습니다. 회사의 매출부터 법인세까지, 거의 모든 숫자들이 바뀔 수 있는데 특히, 매출액이나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부채 등 민감한 요소들도 크게 변화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합니다.

IFRS에서는 가치를 측정하기 어려운 많은 자산과 부채에 대해서도 평가를 요구하고 있어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많은 전문가들의 평가보고서가 필요합니다. 회사가 임직원에게 부여한 스톡옵션, 회사가 투자자에게 발행한 RCPS이 가장 대표적인 평가대상이며 회계법인으로부터 평가보고서를 받아 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합니다. 또한, 임직원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급여에 대해서도 보험수리적 가정이 반영된 보험계리보고서를 받아야 합니다. 대부분의 평가 항목은 매년 평가보고서가 필요하며 평가보고서 발행에 대한 많은 수수료가 발생합니다.

RCPS 회계처리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일반기업회계기준에서는 자본, 국제회계기준에서는 부채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IFRS 컨버젼을 하고 나면 RCPS 발행을 통해 회사가 받은 투자금 전부 혹은 그 이상이 모두 부채로 전환되어 회사의 부채비율이 매우 악화될 수 있습니다. 또한, 앞서 말한 바와 같이 RCPS 는 발행 시점부터 매년 평가가 필요한데 회사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적지 않은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상장이 본격화되는 시점에는 투자자와의 협의를 통해 사전에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것도 실제 상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내부회계관리제도는 컨버젼과 별개의 것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과정에 있어 회사의 모든 구성원의 역할과 과정, 통제 절차를 수립 및 관리하는 행위라고 이해하시면 좋습니다. 재무제표가 회계처리의 결과라면, 내부회계관리제도는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과정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상장 때는 내부회계관리제도가 구축되었는지를 심사하며 상장 후에는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서도 외부감사인의 의견을 받아야 하므로 상장 전에 IFRS 컨버젼과 함께 내부회계관리제도를 구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